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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3.18 AIG의 도발 - 미국정부의 선택은?
Financial Market2009. 3. 18. 00:11

원흉이라 하긴 어렵겠지만, 현재의 금융위기를 더욱 격화시킨 것으로 평가되는 미국의 AIG가 파생상품 trader들에게 총 1억 6,500만 달러에 달하는 보너스를 지급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AIG는 미국정부의 공적자금이 자그마치 1,800억 달러나 투입된 곳이다. 국민의 혈세인 공적자금을 저렇게나 받고 "직원들과의 계약이기 때문에"라는 이유만으로 보너스를 지급한다는 것은 부정한 행위라는 것이다.

"나 망하게 생겼소!"라며 수천억 달러를 받은 후 회사를 살리려는 곳에만 써도 부족할 것을 직원들에게 보너스로 주겠다고 한다면, 어떤 기업이 공적자금 투입 요청을 하지 않을까?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정부의 구제금융이나 수천만달러의 보너스 없이 매일 책임을 완수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이 나라 곳곳에 있다. 그들이 단지 요구하는 것은 소도시의 중심가에서 월스트리트, 워싱턴에 이르기까지 똑같은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것은 단지 돈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근본적인 가치문제"라고 AIG의 몰염치를 질타했다.

더욱 더 충격적인 부분은 저 1억 6,500만 달러가 "총 지급해야할 4억 5,000만 달러의 일부일 뿐"이라는 사실이다. 직원들에게 보너스로 지급하는 총액이 6,120억원 (원달러 환율 USD 1 = KRW 1,360 계산) 이라니. 정부의 공적자금을 받은 기업으로서는 좀 심하다.

비단 AIG 뿐만 아니라 Bank of America 에 인수된 Merrill Lynch 도 직원들을 붙잡기 위해 거액의 성과급을 지급해야 한다고 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회사가 망하는 것이 먼저인지, 아니면 직원을 붙잡는게 먼저인지 헷갈리는 듯한 인상을 준다. 물론, 회사가 망해도 능력 있는 직원들은 어디론가 스카우트 되어 갈 것이다. 하지만, 수많은 Global IB 및 금융기관들이 신규채용을 줄이고 기존 직원을 줄이고 있는 판에 왠만한 능력이 있지 않은 이상 이직이 쉽지만은 않을터. 그런 상황이라면 급여를 삭감하더라도 실직자가 되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에 남지 않을까?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는 필요한 규제권한을 다 가지고 있지 않다"며 "이것이 의회가 더불어 앞으로 몇 주 그리고 몇 달에 걸쳐 협력하기 원하는 것"이라고 말해 금융감독 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수술을 단행할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미국이 결국 본격적인 규제강화에 들어서는 수순이 아닌가 싶다.
Posted by Chanw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