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소방차'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8.10.23 인천공항의 장비들
Interests2008. 10. 23. 22:13

요즘 들어 인천국제공항을 설명하는 자료나 기사가 꽤 많아진 것 같다.

역시나 조선일보의 주간지인 주간조선에 나온 기사를 발췌해본다 ㅋ

----------------------------------------

[사회] 인천국제공항 관제센터 24시
‘하늘 길 안전’ 세계 1위 코리아 ‘창공의 섬’ 관제탑의 사람들
ICAO의 항공안전종합평가에서 미국 등 선진국 제치고 1위
“순간의 실수는 곧 대형사고” 관제사 33명 지상 100m서 외로운 싸움

“Continue approach. Wind 250/15KT. Runway 34 cleared to land.(계속 진행하라. 현재 바람은 250도 방향에서 시속 15노트. 34번 활주로에 착륙을 허가한다.)”

인천국제공항 한가운데 우뚝 솟은 관제탑. 지상 100.4m, 22층 건물 높이에 있는 관제센터 안에서 정현희(여·28) 관제사가 긴장한 표정으로 모니터와 활주로를 번갈아 봤다. 멀리서 항공기 1대가 활주로를 향해 내려오고 있었다. 송수신이 가능한 헤드셋을 착용한 정씨는 계속 조종사와 교신했다. 항공기가 활주로에 내린 뒤 활주로를 안전하게 벗어나자 정씨는 그제야 크게 숨을 내쉬었다.

“6년째 같은 일을 하지만 항상 긴장됩니다. 관제사가 실수하면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지요.”

인천공항 관제탑은 ‘공항의 심장’이다. 하루 평균 600여회의 항공기 이·착륙을 통제하며 안전을 책임진다. 인천공항 관제사는 33명. 3교대로 1년 365일 24시간 근무를 한다.

ICAO(국제민간항공기구)가 190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항공안전종합평가에서 한국이 항공안전 국제기준 이행률 98.82%로 1위를 차지했다. 2000년 1차 평가 때 162개국 중 53위(국제기준 이행률 79.79%)였던 한국의 변신에 세계가 놀라고 있다.

연간 이·착륙 35만건, 2700만명 이동
관제 장비만 671억원 “魔의 13분을 지켜라”


현재 인천국제공항에 취항하는 항공사만 71개. 한 해 2700만여명이 드나들고 연간 항공기 이착륙 횟수만 35만건에 이른다. 1~2분마다 1대씩 뜨고 내리는 항공기들의 안전을 책임지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을 흘린다.

‘마(魔)의 13분’. 항공기 운항 중에 가장 위험한 순간인 ‘이륙 후 5분’과 ‘착륙 전 8분’을 일컫는 말이다. 하루에도 수백 번씩 ‘마의 13분’을 경험하는 이들이 바로 관제사다.

경력 17년의 박준수(39) 관제사는 “하늘이 넓은 것 같아도 실제로 항공기가 다닐 수 있는 항로는 많지 않다”며 “공항 주변에서는 항공기들끼리 좌우로 5.6㎞, 위아래로는 300m 이상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때문에 항공기들이 몰려 올 때면 화장실도 못 간 채 한두 시간씩 초긴장 상태로 관제를 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엄청난 스트레스 때문에 위장병으로 고생하는 관제사들이 적지 않다. 박 관제사는 “가장 적당한 항로를 지정하는 게 일이다 보니 택시를 타고도 경로를 일러줘야 직성이 풀린다는 동료들도 많다”고 전했다.

안전을 위해 각종 첨단 장비가 동원된다. 팔각형 구조의 관제탑 센터 안에는 전파로 항공기를 유도하는 정밀착륙유도장비, 갑작스러운 돌풍이 발생할 경우에 알려주는 돌풍경보장치 등 각종 장비들이 가득하다. 인천공항의 관제장비 가격만 671억원에 이른다. 통신 장비가 망가진 경비행기를 유도하기 위해 불빛으로 30㎞ 떨어진 지점까지 신호를 쏘는 ‘빛총(Light Gun)’도 있다.


2억짜리 자동차로 활주로 상태 점검, 제동거리 가늠
물대포로 활주로 바퀴 파편 제거… 1곳서 4t씩 나와


공항 안에서는 항공기뿐만 아니라 각종 지원차량들이 오간다. 운전면허가 있다고 누구나 공항에서 운전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실시하는 별도의 운전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사소한 부주의 운전이 자칫 대형 항공기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공항 내 제한속도 규정도 까다롭다. 최대허용 속도가 시속 50㎞. 항공기 주변에서는 시속 20㎞다. 음주운전은 물론 ‘흡연운전’도 단속한다. 허가지역 이외 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면서 운전을 하다가 적발되면 3~10일의 ‘이동지역 업무정지’ 처분을 받는다.

▲ 항공기만 이용하는 활주로를 누빌 수 있는 ‘특권’을 지닌 스키드 미터 차량. 활주로의 미끄러운 정도를 체크해 조종사들에게 알려준다.


항공기 이외의 자동차는 ‘절대’ 들어갈 수 없는 것으로 알려진 활주로에서 질주하는 자동차도 있다. 눈·비 또는 결빙(結氷) 등으로 인한 활주로의 미끄러운 정도를 점검하는 ‘스키드 미터(Skid-meter)’라는 장비가 장착된 자동차다. 대당 2억원인 이 자동차가 활주로의 상태를 체크해 조종사에게 알려주면 조종사는 이에 따라 제동 방식과 거리를 가늠한다.

운항시설단에서는 활주로에 쌓인 항공기 바퀴들의 고무 파편을 제거하는 작업을 한다. 활주로 포장면의 그루브(Groove·미끄러지지 않도록 만든 홈) 사이에 낀 파편을 물대포를 이용해 제거하는 데 걸리는 기간만 20일 정도. 활주로 1개에서 보통 4t 분량의 타이어 파편이 나온다.


‘하늘의 말썽꾼’ 새들 쫓는 ‘건맨’들도 맹활약
 야생조수관리소 직원 28명 중 절반이 사격 선수


공항에서 수시로 총을 쏘며 다니는 ‘건맨’들도 있다. 야생조수관리소 직원들이다. 28명의 직원 가운데 13명이 전·현직 사격 선수다. 새가 항공기와 충돌하는 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조류충돌)를 막는 것이 이들의 임무다.
▲ 인천공항 야생조수관리소 직원들이 활주로 인근의 새를 쫓고 있다.


항공기에 직접적인 피해를 줄 우려가 있을 경우에는 산탄총을 쏴서 잡기도 하지만, 주로 공포탄 등을 활용해 새를 쫓는 데 힘을 쏟는다.

남재우(36)씨는 “항공기 이·착륙 전후에는 총을 쏘지 못하기 때문에 확성기로 새들이 싫어하는 소리를 틀어놓을 때도 있다”고 말했다. 재갈매기, 댕기물떼새, 쇠찌르레기 등이 죽어갈 때 내는 소리를 틀어서 새들의 접근을 막는다는 것. 이 ‘괴로운’ 소리들은 미국의 한 전문업체에서 판매하는 것이라고 했다.

1대에 20억원짜리 ‘괴물 소방차’만 3대
소방 훈련 위해 90억 투입, 모형장비도 도입


인천공항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비행기가 화염에 휩싸이자 곧바로 소방차 5대가 출동했다.
실제 상황을 방불케 하는 소방훈련이었다. 불이 난 비행기는 항공기 화재에 대비한 소방훈련을 위해 지난 3월 마련한 실물크기 모형 훈련 장비였다. 90억원이 투입된 장비는 기내 화재, 동체 화재, 항공기 주변 누유 화재 등 상황에 맞춰 실제와 거의 비슷한 상황을 연출할 수 있다.

바로 근접해 화재 진압에 나선 차량은 ‘8×8 스노즐’이라는 ‘괴물’ 소방차. 1대 가격이 20억원이 넘는 최신장비다. 장갑차가 가는 험로는 모두 갈 수 있고, 비행기 동체에 스스로 구멍을 뚫어 소화액을 분사할 수 있는 피어싱 드릴(Piercing Drill)이 장착돼 있다. 소화 노즐의 분사거리는 95m에 이른다. 인천공항에 있는 27대의 소방차 가운데 3대가 ‘괴물 소방차’다.


▲ 인천국제공항 소방대가 모형 항공기 주변에서 화재 진압 훈련을 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소방대 허성범(60) 대장은 “ICAO에서는 공항 내 항공기 화재 발생 시 3분 이내에 소방차가 도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우리는 ‘2분 이내 도착’이라는 자체 규정을 지키기 위해 215명의 대원이 3개조로 나눠 24시간 대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날아가는 비행기를 실시간 체크한다”
 세계 최초 개발 ‘안전시스템’ SMIS가 일등공신


항공기 안전을 위해 항공사들은 정비 분야에 엄청난 투자를 한다. 대한항공의 경우 1년 정비분야 예산만 6800억원에 이른다. 정비 인력만 3600여명이다.

자사 항공기에 대해 이착륙 전후 체크 리스트에 따른 정비, 기간 구분에 따른 정밀 점검 등을 통해 사전 점검에 최선을 다한다. 하늘을 날고 있는 항공기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ACMS(Aircraft Condition Monitoring System·항공기상태감시시스템)를 통해 이중삼중으로 체크하고 있다.

ICAO 평가에서 한국이 세계 최고의 점수를 받은 데는 2002년 새로 출범한 항공안전본부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SMIS(국제항공안전규정관리시스템)의 공이 컸다. SMIS는 9608개에 달하는 국제표준과 권고사항을 데이터베이스화 한 것으로 국제표준의 각 항목을 국내 규정과 하나하나 비교 검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을 통해 191건의 항공법령·고시·지침·훈령 등을 제정 또는 개정하는 과정을 거쳐 국제 기준을 충족시켰다.

홍순만 국토해양부 항공안전본부장은 “지난해 2월부터 ICAO 평가에 대비하여 정부·항공사·공항공사 등으로 구성된 민·관 합동대응팀(17개 기관 115명)을 운용하며 부족한 점들을 보완해 왔다”며 “한국이 미국, 캐나다 등 항공 선진국들을 제치고 1위에 오른 것은 의미 있는 성과”라고 말했다.

/ 조정훈 조선일보 사회부 기자 donjuan@chosun.com

------------------------------------------------

이처럼 상상을 초월하는 비용과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지금 현재의 인천국제공항을 만든 것이다. 개장 후 사고가 없는데, 앞으로도 계속 무사고 운항이 이어지면 좋겠다. ^^
Posted by Chanw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