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ests/Sports2008. 10. 10. 10:58

예전부터 너무나 좋아했던 최태욱 선수. 그냥, 마냥 좋았었다.

오랜만에 기사가 있어 옮겨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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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태욱, "저, 더이상 스타 아닙니다"
2008년 10월 10일(금) 8:35 [OSEN]


[OSEN=전주, 우충원 기자]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스타의 자리에서 미끄러져 내려오는 것은 한 순간의 일이다. 초라해진 자신의 처지를 냉정하게 돌이켜 보기도 어렵다. 프로축구 전북 현대의 공격수 최태욱(27)은 한때 최고의 선수였다. 하지만 현재의 그는 미끄러진 비탈길을 다시 올라가는 등산가와 같다. 언젠가 새롭게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를 기다리면서 말이다.

▲ Glorious Past(빛나는 과거) : 히딩크의 인정을 받은 젊은 피.고교시절 이천수(수원) 박용호(서울)와 함께 '부평고 3인방'으로 전국 무대를 휩쓸었을 당시 최고봉은 최태욱이었다. 빠른 스피드에 한 박자 빠른 슈팅능력을 가진 그를 막을 선수는 없었다. 지난 2000년 안양 LG에 입단한 뒤 2002년 한일월드컵 대표, 2004 아네테 올림픽 대표 등 승승장구하던 그는 부상으로 날개를 접을 수 밖에 없었다.

안양 시절 한일 월드컵 멤버로 이름을 올렸을 때 히딩크 감독에게 인정을 받았다.

"히딩크 감독이 월드컵이 끝난 후 함께 하자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물론 부상으로 접을 수 밖에 없었지만 누구보다 인정을 받았다고 자부합니다. 월드컵이 많은 기회를 주었지만 시련도 함께 했습니다. 어쩔 수 없었고 어려운 일이 많았으나 이겨내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인정을 받은 최태욱은 항상 자신감 넘쳤다. 측면 요원으로 프로에 데뷔했지만 공격 본능은 숨길 수 없었다. 자신감도 넘쳤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밖에 없었다. 그러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 월드컵을 앞둔 평가전서 측면 공격수로 뛰었지만 한일 월드컵에서 고작 12분간 뛰었다. 아테네 올림픽에 출전하면서 최다 득점자로 주가를 올렸지만 정작 본선에서는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흔들릴 수 밖에 없었다.

▲ Present Address(현주소) : 더 이상 스타가 아니다.2005년 일본 J리그 시미즈에서도 감독의 평가는 후했다. 하지만 미드필더로서 인정을 받았을 뿐 더이상 계약은 없었다. 2006년 한국으로 돌아오며 명가 포항을 일으킬 재목으로 기대됐으나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의 전술 아래서 그가 뛸 자리는 없었다. 결국 그는 올 시즌 전북에서 새로운 출발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최태욱은 인터뷰 도중 갑작스럽게 당연한 것처럼 이야기를 했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정확히 설명했다지만 안쓰럽기도 했다. 전북으로 이적 후 최태욱에 대해서 좋은 방향의 기사는 없었다. 잘하라는 다그침 밖에 없었다.

"더이상 저는 스타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사가 나온다는 것 자체로 감사합니다. 기사가 나올 이유가 없는데도 나오는 것이 오히려 다행입니다. 전북으로 옮겨 와서 제 축구를 완전히 바꾸었습니다. 감독님이 원하는 축구를 하기 위해 완전히 모두 들어냈습니다. 이제 서서히 최강희 감독님이 원하는 것을 알 것 같습니다. 아직 완전히 해내지 못하고 있지만 그것을 하기 위해 맡은 바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최태욱은 "아직도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후배들이 보고 배울 게 없다"고 최강희 감독에게 쓴소리를 들을 정도로 어려움이 많았다. 최 감독의 선수에 대한 강경 발언은 굉장히 이례적이었지만 그만큼 기대가 컸던 것도 사실이다. 최태욱은 지난 7월 19일 FC 서울과 경기서 올 시즌 첫 득점을 올렸다. 당시 그는 머리에 28바늘을 꿰멘 상태였다.

최강희 감독의 질책은 후반기 들어 변했다. "(최)태욱이는 자다 깨다 해"라는 발언은 달라진 최태욱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후반기 전북은 팀 최다 5연승을 거두기도 하는 등 동반 상승했다.

최태욱은 전반기를 끝난 후 아버지와 백령도로 낚시를 갔을 때 폭풍우 때문에 고립될 수 밖에 없었다. 그 때도 많은 생각을 했다. 아직 늦지 않았다고. 추석 때 그는 최강희 감독에게 장문의 편지를 보냈다. 지난 2004년 결혼한 동갑내기 부인(정혜영 씨)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는 그는 부인과 함께 최강희 감독에게 3장의 편지를 써서 자신의 마음을 전했다. 최 감독은 '평범한 최태욱은 좋다. 축구선수 최태욱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며 그의 부활에 대해 어색한 칭찬을 건넸다. 29세에 '늦깎이' 국가대표가 됐던 최강희 감독은 아직 창창한 앞날이 넘치는 최태욱에게 더욱 채찍질을 가하고 싶어했다.

▲ Rosy Future(장미빛 미래) : 2010 월드컵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 지난 8일 전북은 전남 드래곤즈와 컵 대회서 4강 플레이오프서 3-1의 완패를 당했다. 경기 다음날 만난 최태욱은 만족스러워 했다. 패배했지만 정규리그에 집중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는 의미였다.

이날 경기서도 최태욱은 선발 출장해 후반 7분 김형범과 교체됐다. 열심히 한 만큼 후회하지 않았다. 젊은 선수들이 가득한 전북에서는 고참급인 그는 팀 후배인 김형범과 강민수가 국가대표로 선발된 것에 대해 부러워 하지 않았다. 그의 목표는 따로 있었고 자신감이 넘쳤다.

"지금 남아공월드컵이 열린다면 부러웠을 것입니다. 하지만 가는 길이기 때문에 저는 아직 기회가 남아있습니다. 3년간은 지금의 몸 상태로 충분히 선수 생활을 할 자신이 있습니다. 2년 동안 최선을 다해 월드컵에 나간 뒤 해외 진출을 노릴 것입니다. 물론 지금 상태로는 힘들겠지만 목표는 변함 없습니다".

또다른 그의 목표는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한 서정원 선배처럼 되는 것이다. 늦은 나이까지 선수 생활을 지속한 것 뿐만 아니라 은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팬들의 사랑을 받는 선수로 인정을 받고픈 것이다.

그동안 한국축구에 천재들은 많았다. 하지만 모두 그들이 성공한 것은 아니었다. 또 한 명의 천재는 한 번의 비탈길을 내려간 뒤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어떤 결과가 그에게 다가올지 아무도 알 수 없다. 하지만 4살 딸과 1살 아들을 두고 술 한 잔 먹지 못하는 그는 "할 수 있는 것은 축구밖에 없다"고 한다. 그렇게 그는 자신의 꿈을 향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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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화려하게 비상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싶다.
Posted by Chanwoo™